파랜드 스토리 5: 대지의 인연 리뷰
리뷰 2021. 8. 21. 13:53 |개요
발매일은 1995년 3월. 1990년대는 택틱컬 롤플레잉 (SRPG)이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는 시기였는데, 패미콤 계열을 대표하는 SRPG가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메가 드라이브 계열을 대표하는 SRPG가 랑그릿사나 샤이닝 포스 시리즈였다면, PC계열을 대표하는 SRPG는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고는 하나 한국을 제외한 해외에서의 인지도는 앞서 언급된 시리즈들이 압도하는 수준...).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그리고 랑그릿사 시리즈와 가장 큰 차별점은 똥꼬발랄한 분위기,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쉬운 난이도로, 일본보다는 당시 다른 SRPG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더 유명한 경향이 있는 시리즈입니다.
파랜드 스토리5는 전작인 파랜드 스토리 4: 백은의 날개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인데, 전작이 국내에 판타스틱 파랜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 탓에, 국내에서는 파랜드 스토리 5가 아닌 판타스틱 파랜드 2라는 타이틀로 출시되었습니다.
스토리
시간적 배경은 아크왕 시리즈로 대변되는 파랜드 스토리 1~3와 파랜드 스토리 4에 중간으로, 4편에서 만악의 근원이 되는 백은의 날개를 소유하고 있던 전설속의 사르디스 왕국이 망하기 직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르디스 왕국의 쿠시나 공주와 루라판 왕국의 쉐이크리프 왕자 일행이 사르디스의 파괴병기 백은의 날개를 이용해 세상을 정복하려고 하는 겔다 백작의 계획에 맞선다는 이야기. 백은의 날개로부터 루라판 왕국을 지키고 있는 봉인결계, 대지의 인연의 핵인 정령의 구슬을 겔다 백작군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사르디스 왕국으로 침입해 백은의 날개를 부활시킨 겔다 백작을 무찌른다는 내용입니다.
게임의 특징
개요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파랜드 스토리 5, 아니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는 당대의 다른 택틱컬 롤플레잉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똥꼬발랄한 분위기,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쉬운 난이도가 그것으로, 이는 당시 SRPG계에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던 다른 게임들과는 크게 차별되는 점이었지요. 당시 SRPG가 다른 JRPG들과 가장 크게 구별되는 점은 바로 전술성이었고, 이를 위해서라도 SRPG 게임들은 난이도를 높게 설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난이도가 낮으면 굳이 머리를 써가며 게임을 할 필요성이 없어지니까요). 적의 방어력과 아군의 공격력을 계산하며 이동 및 공격하는 것은 기본이었으며, 상성이 불리한 적을 상대로는 아군 캐릭터가 일격~이격에 퇴장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고,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같은 경우는 캐릭터가 전투 중 퇴장당하면 영구히 사망처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당시 SRPG들은 군대간의 전쟁을 배경설정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스토리 역시 진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보통 스테이지 사이에서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가 진행되곤 했는데, 보통 간단한 배경설명과 더불어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대화만이 오가는게 보통이었지요. 이러한 면에서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는 기존의 택틱컬 롤플레잉들과 차별화가 되었는데, 딱히 상성이나 공격력/방어력에 대한 고려없이 게임을 해도 게임오버당할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으며 (특히 파랜드 스토리 5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스테이지 사이에 하는 대화들은 가끔 위급한 상황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똥꼬발랄하고, 때론 유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데 도움을 줬다고 볼 수도 있는데, 어려운 난이도와 진지한 분위기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던 다른 택틱컬 롤플레잉들에 비해, 파랜드 스토리 5와 그 외 시리즈 내 다른 작품들은 부담없이 다가왔으며, 이는 특히 택틱컬 롤플레잉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었던 국내 팬들에게 보다 어필하는 요소가 됩니다 (물론 옵션이 없었던 것도 있습니다). 특히 파랜드 스토리 5를 비롯한 파랜드 스토리 시리즈는, 위에 언급했듯이 캐릭터들간 티격태격하며 똥꼬발랄하고 유치한 대화가 오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역설적이게도 당시 택틱컬 롤플레잉로서는 드물게 각 캐릭터에게 캐릭터성을 부여하는 결과로 이어져 귀욤귀욤한 캐릭터 디자인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면이 있었습니다 (물론 당대 모든 택틱컬 롤플레잉들이 캐릭터성이 없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게임 시스템은 여러모로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일단 전투시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점이 파엠 시리즈와 동일하며, 서로 사정거리 내에 있다면 아군 캐릭터가 먼저 공격한 후 적군 캐릭터가 반격한다는 구성도 동일하였습니다. 게임의 진행방식 역시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와 같은 스테이지 진행 방식으로, 한 스테이지가 끝나면 캐릭터들간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가 진행되고 이어서 다음 스테이지가 시작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파랜드 스토리 5의 경우 파이어 엠블렘 문장의 비밀과 비슷하게 총 40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스테이지에 짧게는 20~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도 걸리는 문장의 비밀과는 달리 스테이지 하나당 보통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탓에 플레이 타임을 훨씬 짧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스테이지 구성이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데다가 난이도도 낮다 보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총평
어렸을 적 친구 집에서 친구가 하는 걸 쳐다보던 기억이 있는데 (정확히 5편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느새 그 어리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이제는 고전게임이 되어버린 그 게임을 리뷰하고 있습니다. 냉정히 평하자면 당대에 출시되었던 다른 택틱컬 롤플레잉에 비해 완성도는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스테이지 구성부터가 단조로운 편이며, 상성조차 고려할 필요가 없는 낮은 난이도로 인해 (5편은 상성조차 없었던 것 같습니다) 택틱컬 롤플레잉임에도 불구하고 전술성이 전무하다시피 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만큼 부담감 없이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겨볼 수 있는 게임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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